2018/03 76

제24악장 『치유의 노랫소리』

새가 지저귀는 숲속 호숫가, 상처를 입은 일촌법사의 눈 앞에 수풀을 헤치고 나온 카체가 나타났습니다. "다행이다! 여기까지 왔으니ー 어라?"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란 일촌법사는 몸을 수그리고 입을 다물었습니다. "놀라게 해서 미안해...! 좀 길을 헤메고 있어서" 일촌법사를 본 카체는 서둘러 사과하고 그의 상처를 보았습니다. "너... 다쳤니...? 좀 기다려ー" 일촌법사가 겁먹지 않도록 몸을 숙이고 작은 소리로 노래를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순식간에 일촌법사의 상처가 낫기 시작했습니다. 놀라는 그를 보고 카체는 붙임성 좋게 웃었습니다. "나, 이 노래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전해주고 싶어서 여행을 하고 있어! 그래서 친구들이랑 종지부를 찾아... 곧잘 미아가 되지만" 카체는 쑥쓰럽단 얼굴로 머리를 긁으며 계속..

제23악장 『헤메는 길』

"혹시... 나 또 길 잃었나...?" 브레무지크의 카체는 푹 고개를 숙이고는어둑어둑한 숲을 홀로 걷고 있었습니다. 주워모은 장작을 소중히 안고카체는 불안한듯이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오늘은 혼자 가도 괜찮다고 했는데... 또 포겔한테 혼나겠어"혼잣말을 취소하려는 듯 고개를 흔들고는 다시 앞으로 나아갑니다."빨리 애들한테 돌아가자! 분명 이쪽이야!"카체는 응원이라도 하는 듯 자신에게 말을 걸고수풀 속을 헤치며 들어갔습니다.

제22악장 『사라지지 않는 기억』

세상 모든 사람을 친구로 만들기 위해 종지부를 찾아 여행 중인 일촌법사는 어둑어둑한 숲에 도착했습니다. 높은 키로 무성한 초목을 겨우 가로질러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빛이 비치는 호숫가로 도착하자마자 나무뿌리에 발이 걸려 넘어져 상처를 입고 말았습니다. 기운이 없어진 일촌법사의 머릿속에 괴롭힘을 당하던 어릴 적의 기억이 솟았습니다. 버려지고 말았던. 혼자 남겨지고 말았던.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자신만이 "달랐던"건지ー "...괴물..." 일촌법사의 작은 한숨이 물결을 살짝 흐트리고 수면에 비치는 모습을 고요하게 지웠습니다.

제21악장 『한탄의 푸른 장미』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란 푸른 수염 공은 갑자기 뮤트화 되어버렸습니다. 아리따운 여성에게밖에 관심이 없는 그는 앨리스티어가 남자아이임을 알고 절망했기 때문입니다. 파란 고양이 모습으로 꽈당하고 자리에서 넘어져버린 푸른 수염 공의 모습을 보고 고양이를 좋아하는 앨리스티어의 눈이 빛났습니다. "고양아♣♣♣" 매우 기뻐하며 뮤트화한 푸른 수염 공을 안고 친구들을 찾으러 다시 숲으로 달려나갔습니다. 집사 레네는 자초지종을 담담히 바라보고는 "....정말이지, 귀찮은 사람이야" 라며 질린다는 듯이 중얼거리곤 앨리스티어의 뒤를 좇듯 조용히 방을 떠났습니다.

제20장 『아리따운 여신에게 바치길』

검은 숲속 고성의 어느 방에서 세상을 아름다움으로 채우기 위해 블래스카이즈의 푸른 수염 공이 노래를 만들려 우아하게 힘쓰고 있었습니다. 그곳에 갑작스레, 길을 헤메다 들어온 앨리스티어가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미녀라면 사족을 못쓰는 푸른 수염 공은 그 모습에 홀딱 마음을 뺏겨버렸습니다. "세상에 이런, 아리따운 여신님께서 방문해주시다니... Fraulein(아가씨), 이 반짝이는 sternenhimmel(별이 빛나는 하늘)같은 눈동자에 극상의 찬가를 보내지요ー" 앨리스티어의 손을 잡고 푸른 수염 공은 지팡이를 한 번 휘두르고는 노래를 자아냈습니다. 그것은 한번 들으면 어떤 여자라도 사로잡힐 달콤한 장미같은 매혹적인 노랫소리였습니다. 그러나 앨리스티어에겐 아무 변화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아가씨 아..

제19악장 『검은 숲의 고성』

라이브 배틀을 계속 하기 위해 모모트루프를 좇던 중, 앨리스티어는 친구들과 떨어져버리게 되었습니다. 친구들을 찾던 앨리스티어의 눈 앞에 파란 장미 한 송이가 보였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장미는 마치 유혹하는 듯 앞길에 이어지고 길의 끝엔 오래된 성이 사람들의 눈을 피해 고요히 서있었습니다. 신비로운 장미에 유혹된 듯이 앨리스티어는 고성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제18악장 『계략과 의혹』

"대체 무슨 바람이 분거람" 라이브 배틀을 제대로 결착내지 않은 노노를 수상하게 바라보며 칸은 옆에 서있는 쿠모오에게 물었습니다. "...사정 좋을 만큼 대신 싸우게 하고 편하게 구경하려는 거겠지" 쿠모오는 아무래도 상관 없단듯이 퉁명스레 대답했습니다. "아ー그런건가?" 납득했단 듯이 수긍하는 칸. 그 모습을 몰래 보고있던 코츠즈라는 노노의 미소 뒤에 불온한 기운이 있음을 요스즈메에게 알리려 어깨를 두드렸습니다. "있죠, 주인님ー 쟤네들" 하지만 그 충고를 제대로 하기도 전에, 누님의 원수를 갚는다는 것에 정신이 팔린 요스즈메의 일심불란한 마음이 노노를 찾았습니다. "뭘 하면 되지?" 노노는 그 눈동자에 아주 한 순간, 냉랭한 빛을 띠고는 이상하단 듯이 쳐다보는 코츠즈라를 막는 듯 요스즈메에게 손을 뻗는..

제17악장 『하얀 의도』

요스즈메는 거칠게 호흡하며 필사적으로 몸을 가다듬었습니다. 무릎을 꿇고 앉았지만 적의로 가득찬 시선은 노노를 똑바로 직시하였고ー 그 모습을 아주 즐겁게 바라보며 노노는 슬며시 몸을 숙이고 속삭였습니다. "이거 큰일이군. 천국에 계신 누님께서 아주 슬퍼하시겠어. ー복수에의 지름길이 알고 싶지 않나?" 누님이란 말에 눈빛을 바꾸는 요스즈메를 어르는 듯이 노노는 누그러뜨린 미소를 띄우며 말했습니다. "나는 세상이 조용해지기만 하면 충분하다. 종지부는 너희들 마음대로 해도 상관없어"

제16악장 『공허의 정적』

"고생하는군" 노노는 싱긋 웃더니 천천히 손바닥을 펼쳤고 순식간에 문자열이 포박되고 말았습니다. 귀찮단듯이 뒤의 두 사람을 힐끗 보니 눈 깜짝할 새에 그 포박도 사라졌습니다. "이제 너희 차례다, 이 도움 안되는 것들" 여유만만한 노노의 말에 맞춰 "무색의 하늘과 비웃는 실"이 연주하는 절망의 노래가 울려퍼졌습니다. 그 순간, 굉음은 단숨에 지워져 정적에 휩싸이고 절단구락부는 노래를 자아내려해도 자아낼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요스즈메는 확성기를 놓지 않았습니다. "설령 이 목이 찢어질지라도 노래를 계속 하겠다...! 누님을 위해ー" 혼신의 힘을 노래에 다한 그 때, 요스즈메는 격렬한 기침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병에 좀먹힌 몸이 한계에 다다른 것입니다.

제15악장 『움실대는 저주』

"조용히 경청하라, 이곳에 자아내는 것은 한 서린 노래요ー 혐오스러운 원수에게 고하는 선전포고의 주박이니라!" 확성기 사이렌과 함께 울부짖듯이 자아내는 절단구락부의 저주의 노래가 새카만 글자의 소용돌이가 되어 노노 일행을 덮쳤습니다. 글자에 몸이 묶인 칸와 쿠모오는 필사적으로 몸을 비틀며 저항했습니다. 노노는 살며시 미간을 찌푸리며 몸을 감싸는 문자열을 조용히 눈으로 좇았습니다. 승리를 가리키는 메트로놈의 바늘은 곧바로 절단구락부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하지만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