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시끄러워"

연꽃이 일렁이는 연못 부근에서

소리 없이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며 말하는 노노의 모습이 보입니다.

"정말이지, 이 세계엔 잡음이 너무 많아"

천천히 뜨인 노노의 황금빛 눈동자엔 혐오의 색이 번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보고 어쩌라고?"

옆에서 귀찮다는 듯이 머리를 긁는 칸에게 노노는 팔랑팔랑 종이를 들고 웃었습니다.

"이 세계의 잡음을 없애는거야ー영원히"

꾸깃꾸깃 종이를 쥐어 구기니 주변은 다시 정적에 휩싸였습니다.

노노의 낭창한 손발에 연홍색 꽃잎이 조용히 떨어지며 그림자를 드리울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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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반짝이는 밤의 숲에 브레무지크의 희망의 노래가 울리고 있었습니다.

"더는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렴"

손바닥 위의 아기새를 둥지에 돌려보내며 카체는 웃었습니다.

"또 치료해준거야? 오지랖도 정도껏이지"

부드럽게 말하는 포겔에게 카체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습니다.

"기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게. 항상... 나같은거 필요 없다고 생각했었으니까"

그 눈동자엔, 그의 치유의 노래가 미움받던 나날의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살아갈 의미조차 잃을 것 같던 그 때ー지탱해줄 동료를 찾아 일어설 수 있었어.

"너희가 내게 해준 것처럼ー나도, 슬퍼하는 사람들을 웃음짓게 하고싶어"

카체의 말을 들은 에젤이 상냥히 말을 겁니다.

"분명 할 수 있을거야. 우리는 그러기위해 여행을 하고 있는거니까"

새로운 마을을 향하며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그들의 머리 위에 종이가 팔랑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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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념으로 가득찬 묘지 한켠, 눈앞에 떨어진 종이에 발을 멈춘

"절단구락부"가 있었습니다.

종이를 손에 쥔 요스즈메는 허공을 바라보며 중얼거렸습니다.

"놓치지 않겠어..."

폐병을 앓는 자신을 돌봐준 상냥한 누나의 목숨을 앗아간 미운 원수.

그 정체를 밝혀내 목숨을 끊을 때까지ー

동행의 오오츠즈라가 요스즈메의 흐트러진 망토를 정리해주며 말을 걸었습니다.

"오래 계시면 몸이 지치십니다, 주인님"

곁의 코츠즈라는 아무렇잖게 머리를 긁으며 벚꽃잎으로 변한

종이의 행방을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반드시 미운 원수를 향한 복수를 지켜봐주십시오ー누님"

요스즈메는 그렇게 말하고 진홍빛 덧옷을 나부끼며 이형의 그림자는 밤안개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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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이상한 숲의 병원. 그 휴게실에서 다과회를 열고있던 앨리스톡식은

우체통에 들어있던 종이를 한 손에 들고 소란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라이브 배틀에서 1등이 되면 소원이 이뤄지는 거야?♣"

쿠키로 볼을 가득 채우며 앨리스티어는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스니크 이길거야!!! 앨리스티어, 1등하게 해줄게!!!"

스니크 스니커는 큰 입으로 히죽히죽 웃으며 앨리스티어에게 기댔습니다.

하얀 토끼 무우무우도 검지를 올리고 고개를 끄덕이니 앨리스티어는 나른한 눈을 깜빡이며 꿈을 얘기했습니다.

"여긴 너무 갑갑해♠ 저건 안돼, 이것도 안돼... 이 귀여운 양복을 입어도 혼나♠

하지만 원더랜드가 되면 뭘해도 자유롭지♣"

남은 쿠키를 입에 집어넣고 스커트를 팔랑이며 일어섭니다.

"그러니 라이브 배틀에서 이겨서 "고쳐"줘야해♣ 이상한건 다른 사람들이야♠"

"맞아! 앨리스티어는 정말 착한 아이라니까☆ 자, 이제 회진 시간이야~☆"

커다란 모자를 흔들며 고개를 끄덕이는 버기☆크로우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병실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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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빛에 물드는 하늘 아래, 홀로 서있는 작은 그림자.

개울에서 주운 종이를 지긋이 쳐다보는 일촌법사가 있었습니다.

"노래가 울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

모든 것에 버림받고 홀로 노래를 자아내던 나날을

떠올리기라도 하는 듯이 하늘을 올려다 봤습니다.

그래. 종지부를 손에 넣고 모두 내 친구로 만들어 버리자.

더이상, 혼자이지 않도록ー

"...노래를 잔뜩 들려줄 수 있어"

일촌법사는 기쁨인지 슬픔인지 모를 담담한 어조로 중얼거리며

조용히 오솔길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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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읽어보았니, 레네?"

칠흑같은 숲 깊숙히 서있는 고성의 한 방.

성주 디스바흐 남작, 통칭 "푸른 수염 공"은

우아한 미소를 띠며 집사 레네에게 종이를 건넸습니다.

"...유달리 기분이 좋아보이신다 했더니ー 이겁니까."

감정 없이 대답하는 레네를 신경도 쓰잖고 푸른 수염 공은 말을 계속했습니다.

"Wunderbar(멋져)... 드디어 이몸의 숙원을 이룰 때가 온 것이야. 이 세계에 필요한 것은 아름다움!

이몸의 성을 아름다움으로 채우고... "그 문"에 걸맞는 여신을 손에 넣어 보겠노라"

달빛을 등지고 푸른 수염 공의 머리칼이 살랑 흔들리며

푸른 눈동자가 어스푸레한 달빛을 받아 빛났습니다.

"데리러 가마ー아리따운 meine liebe(여신)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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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드문드문 서있는 황폐한 땅을 낡은 자동차가 한 대 모래 먼지를 날리며 달리고 있습니다.

그 차 안엔 바람에 날려온 종이를 읽으며 의기양양하게 해가 뜨는 땅을 향해 가는

모모트루프가 있었습니다.

"드디어 왔군. 때가."

운전석의 이누타케가 이를 악물듯 말했습니다.

"이번이야말로 도깨비를 한 마리도 남김없이 해치우고 고향을 지켜야 해...!"

강한 어조로 말하는 뒷자석의 모모세도 그들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조부모의 모습을 떠올리며

앞을 직시해 여행길을 보았습니다.

그 손에 쥔 종이는 벚꽃잎으로 모습을 바꿔 창 밖으로 날아가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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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달이 아름다운 밤이었습니다.

조금 높은 언덕 위에 만개한 벚나무가 한 그루 있었습니다.

그 나무에 걸터앉은 한 노인의 목소리가 주변에 울려퍼졌습니다.

"나의 노래는 곧 끝난다. 실로 행복한 종지부였다!"

노인은 시원한 웃음소리와 함께 양손 가득한 종이를

밤하늘에 흩퍼뜨리며 만족스럽게 중얼거렸습니다.

"자, 다음엔 어떤 것이 꽃을 피우려나.

울려퍼뜨려보게나ー자네가 바라는 이야기를"

흩날리는 무수한 종이는 밤바람을 타고 세상에 뿌려졌습니다.




노래는 시작이 있으며 끝이 있다.

나의 노래도 곧 끝난다.

새로운 노래를 세계에 울리며

이야기를 자아내도록 하라.

모이거라.

우타이비토들이여.

벚꽃이 흩날리는 때에

해가 뜨는 땅에

노래를 울려라.


바라는 종지부를 손에 넣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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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그것은 세계에 울리는 미래의 이야기.

하나의 노래는 세계를 마음껏 물들이고

결국 우타이비토의 소원인, 바라던 종지부에 다다른다. 


수없이 바뀌는 미래.

우타이비토들은 스스로가 바라는 종지부의 노래를 울리기 위해 라이브 배틀에 임하고

이후 울리는 것은 희망인가, 절망인가.


수 천번의 밤을 넘어, 드디어 다시 하나의 노래가

종말을 맞이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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