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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려보니 일촌법사는 풀밭 위에 엎어져 있었습니다.
어느샌가 원래의 조그마한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살며시 고개를 들어보니 자신의 주변엔
그릇이나 방망이같은 소지품이 석양빛에 반짝이며 사방팔방 흩어져 있었습니다.
잘 보니 그릇은 이빨이 깨져있었습니다.
일촌법사의 뇌리에 정신을 잃기 직전의 일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숲에서 만난 소년과의 대화와 그 후의 싸움도.
이빨 깨진 그릇을 바라보며 일촌법사는 생각합니다.
항상 이렇지. 항상 항상 항상.
상처받고 결국 나 혼자 외톨이야.
하지만 "종지부"만 손에 넣으면.
다 내 "친구"가 되어버리면.
...반드시 내가 종지부를 손에 넣겠어.
모자에서 흘러내린 천 뒷편으로 일촌법사는 이를 꽉 깨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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