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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체는 다시 일촌법사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고는 조용히 말했습니다.

"ー슬픈 노래야..."

고막을 죄는 듯한 아픔과 아득해지는 의식과 싸우면서도 카체는 말을 잇습니다.

"너도... 혼자였어...?"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일촌법사 앞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카체는 말을 걸었습니다.

"...시끄러워..."

일촌법사가 감정 없는 목소리로 말하고 귀청을 찢는 노래는

격렬함을 더해 카체를 덮쳤습니다.

"읏... 괜찮아.... 나는 그냥 너랑 얘기하고 싶은 것 뿐야ー"

일촌법사의 공격을 버티며 그의 닫힌 마음을 열려고 카체가 필사적으로

말을 걸려던 그 순간, 갑자기 소리를 내며 떨어진 물체가 둘의 사이를 막았습니다.

그것은 숲에서 뛰쳐나온 모모트루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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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를 가리키는 메트로놈이 앨리스톡식 쪽으로 기울었을 때입니다.

ー이래서는 고향을 지킬 수 없어... 우리는 종지부를 손에 넣고 도깨비를 퇴치해야 해!!

종지부를 향한 강한 마음이 모모세를 분발케 하였습니다.

"...벌써부터 질까보냐!"

소리를 지름과 동시에 모모세는 옆에 있는 이누타케를 잔뜩 힘을 줘 때렸습니다.

"무슨 짓이야!!"

제정신을 차리고 뺨을 문지르며 화내는 이누타케를 향해 모모세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제 깼냐, 바보야! 너희들도 자고 있을 때가 아니란 말야! 가자, 자식들아!!"

모모세의 일갈에 모모트루프는 일제히 눈을 떴습니다.

"모모찡, 빚 하나 졌다!"

사루하시가 들어올린 드럼 스틱의 경쾌한 사운드로 시작된

모모트루프의 힘찬 노래가 울려퍼지고 주변은 순식간에 빛에 휩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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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치료해줄게♠ 꿈으로 가득한 원더랜드가 보이도록◆"

팔로 감싸안은 고양이 모양 마이크에 앨리스티어의 기묘한 노래가 근방에 울렸습니다.

낄낄 웃으며 연주를 하는 앨리스톡식의 선율이

모모트루프의 정신을 앗아 농락했습니다.

"젠장, 이런 이상한 놈들까지 종지부를 노리고 있었다니ー"

감정을 조종당해 울며 엎드린 토리사와나 머리를 감싸쥐고 소리 지르는 이누타케 등을 보며

모모세는 의식을 잃지 않도록 관자놀이를 누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쪽이 그렇게 나온다면 ー이쪽도 해주지!"

금세 기타를 잡고 연주를 시작했지만 모모세의 눈은 빙글빙글 돌아

제대로 노래를 자아낼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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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지부를 찾아 차를 운전중인 모모트루프는

깊은 숲속을 헤메고 있었습니다.

"ー그래서, 언제 이 숲을 빠져나갈 수 있는거야?"

이누타케가 거울 너머로 모모세를 째릿하고 노려보았습니다.

"좀 기다리라니까! 외길인데 헤매겠냐!"

식은 땀을 흘리며 모모세는 투지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불평을 늘어놓던 그 때, 갑자기 차가 크게 앞으로 쏠렸습니다.

보아하니 길에 커다란 구멍이 떡하니 벌어져있던 것입니다.

급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그들은 새카만 구멍 속으로 던져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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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드문드문 서있는 황폐한 땅을 낡은 자동차 한 대가 모래 먼지를 날리며 달리고 있습니다.

차 안엔 바람에 날려온 종이를 읽으며 의기양양하게 해가 뜨는 땅을 향해 가는

모모트루프가 있었습니다.

"드디어 왔군. 때가."

운전석의 이누타케가 이를 악물듯 말했습니다.

"이번이야말로 도깨비를 한 마리도 남김없이 해치우고 고향을 지켜야 해...!"

강한 어조로 말하는 뒷자석의 모모세도 그들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조부모의 모습을 떠올리며

앞을 직시해 여행길을 보았습니다.

손에 쥔 종이는 벚꽃잎으로 모습을 바꿔 창 밖으로 날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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