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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키 2nd 앨범 천정 13번째 트랙입니다.

 

 


 

 

미리 말해두지만

아마도 앞으로 할 이 이야기에 의미는 없다

 

정확히는

 

'이 이야기에도'다

 

나에겐 전하고자 하는 바가 전혀 없다

 

내가 모습을 바꾸고 형태를 바꿔

일련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까지 전한

그리고 앞으로 여기에 기록할 말이나 사고 사상 등등

 

그것들엔 아무 의미도 없고 가치도 없다

 

무의미 하다

무가치 하다

 

앞에도 무(無) 뒤에도 무(無)

 

그러나

살아야만

그래야만

 

―전편

 

천변하고 만화하고[각주:1] 지고난 후에도

갈기갈기 찢긴 것 드높이

강은 조금의 티도 없이

스윽스윽 스쳐간다

스윽스윽 스윽스윽

지고난 후에도 지고난 후에도

 

이 강 어디로 가는가

어디에서 태어나 어디로

 

자장자장에 가라앉아 튀어오르며 뿝뿌

 

뿝뿌 뿝뿌

 

매미같은 코를 한 어머니

이 짐승같은 놈!

 

매미같은 입을 한 할아버지

어이야 이상하구먼

 

흥흥흥흥!

 

매미같은 귀를 한 할머니

와아 땅딸보구만

 

흥흥흥!

 

매미같은 얼굴을 한 아버지 (대표자이기도 하다)

「어이야 추하게 생긴 것 냄새 냄새 나네」

 

막을 자 하나 없는 밝은 달 휘영청

근사한 꼬까옷의 붉은 끈을 늘어뜨리고

부끄럼 하나 없이 산에서 강으로

데굴데굴 굴러

맴맴 하는 소리를 들려주었다

 

폴짝폴짝 뛰어 시끄러우나(거꾸로다!)

좋은 생각 떠오른 현명한 그가 말한다

 

큰 소리로는 말할 수 없지만

작은 소리론 들리지 않는다구요!

 

그것을 듣고는 그의 보폭에 맞춰

폴짝폴짝 맴도는 귀여운 생물들

「와하하아하하!

어찌 이리 재치 있는 말인가!

 

여기에는 수많은

동물 형상의 자들이 있는 듯하다

 

토끼같이 긴 귀를 한 사람 이 있다

거북이같이 단단한 등껍질 가진 사람 이 있다

너구리같은 거동을 보이는

빼도 박도 못하는 사람 도 있고

여우같이 매우 요염한 사람 도 있다

커다란 코끼리같이

전대미문의 긴 코 가진 사람 도 여기에 있으나

무려 벌써굉장하다!

 

모두 발맞춰 겅중거리며 맴돈다

실로 흐뭇한 광경이다!

 

그 멋진 회합을 나무 위에서 부감하는

매미같은 코를 한 어머니

저 짐승 같은 놈!

 

그 멋진 회합을 나무 위에서 부감하는

매미같은 입을 한 할아버지

「어이야 불결하 구마안」

 

흥흥흥흥!

 

그 멋진 회합을 나무 위에서 부감하는

매미같은 귀를 한 할머니

거짓말쟁이 꼬마!

 

흥흥흥!

 

 멋진 회합을 나무 위에서 부감하는

매미같은 얼굴을 한 아버지 (대표자이다)

어이야 아아 무서워라

 

이렇게 매일매일

호흡도 잊고 몸도 그림자도 닿지않으나 중첩

거기에서 우르르 아이들을 쌓은 수레가 나와

엄숙하고 장엄하게 새빨간 교각을 수직으로

 

오른다!!

 

붉은 피부를 슬쩍 내비치는 늠름한 수염을 기른 성인(聖人)

알겠나제군나는 이 높이를 두려워 않고 나아가

더러운 것들을 없애려 하는데

 

어떠한가!

 

작은 하인들

!

 

자신의 늠름한 상징을 직시하며

신기루와 같은 등을 떨치는 성인

으 으 으으음!

 

아무래도 그는 한 마디 더 필요한 듯 하다

 

어 어 어어 어어어 어어어어

 

어떠한가!!

 

커다란 하인들

와아―――!!!

 

그들의 찬동의 성인님은 매우 큰 기쁨에 찬 듯

고개 뒤로 젖혀 하늘을 보며

태양을 향해 누런 액체를 뱉고

이렇게 외치는 것이다

 

이 놈들아!

무가치하고 꼴불견인 우스운 매미 놈들!

보고 있느냐!

해냈다 해냈다 해낸 것이다!

드디어 내가 해냈다!

 

그의 얼굴은 자신이 뱉은

누런 업적으로 범벅이다

그는 아무래도 드디어 해낸 듯하다

 

축하한다!

 

축하한다!

붉은 피부 내비치는 이름 없는 성인이여!

네놈은 드디어 해낸 것이다!

 

나같이 하등한 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위업이다만

그는 아무래도 무언가를 달성한 듯하다

 

축하한다!

 

옥을 꿴 실타래 우레처럼 울린다

 

데굴 데굴 데굴데굴 데구르르

 

무엇인지 철을 문지르는 듯한

불쾌한 소리가 들린다

 

앞에서부터 뒤로 들린다

 

하늘과 땅의 화해의 증거인 것인가

그렇게 믿고 싶다

 

온 힘을 다한다다들 열심이다.

 

누구를 위해 누구를 위해

 

여기는 어디인가

너는 누구인가

너는 어디에 서있는가

 

예의 어머니

으음

 

예의 할아버지

으으음

 

예의 할머니

「으으음 으으음」

 

예의 아버지 (예전엔 대표자였다)

「으으음 으으음 으으음」

 

괴로워하고 있다

왜인진 모르겠지만

(사실 알고 있지만 알려줄  없다)

괴로워하고 있다

 

당도할  없는 소년 데굴데굴

근사한 꼬까옷의 붉은 끈을 늘어뜨리고

부끄럼 하나 없이 소매에서 소매로

데굴데굴 데굴데굴 데굴데굴 데굴데굴

데굴데굴 데굴데굴 데굴데굴 데굴데굴

데굴데굴 데굴데굴 데굴데굴 데굴데굴

 

거꾸로지만 현명한 성인 말한다

큰 소리로는 말할 수 없지만

작은 소리로는 들리지 않는군!

 

모두

와하하하틀림없구나 틀림없구나!

당신 실로 재치있구나아!

 

어둠 속에서 움실대는 빛을 모아

흘리고 모으고

 

아이를 버리는 덤불은 있으나 몸을 버리는 덤불은 없다

 

이러고 있는 동안에도

 

월식은 시시각각 진행되고 있다

밤매미가 울고 있다

죽고 싶지 않다고 울부짖고 있다

 

시체에 낙엽이 쌓여

강이 되고 바다가 된다

모든 것은 천변하고 만화하며

 윤곽을 흐리며

높은 하늘의 옅은 구름  점에 지나지 않는다

 

저주 받은 귀신의 자식으로 불리며

화톳불에 비치는 그림자 되어

침을 맞고 진흙을 맞고

그래도

양손으로 하늘의  가려

창천의 얇고  것을 꿴다

 

원치 않게 태어나

사랑을 모른  시들어간다

아아 사랑을

누가 제발 그에게 사랑을

 

다양한 것에 입맞춤하며

붉은 등을  그가 말한다

들었단 말이다들었단 말이다들었다!

그는 저주받은 아이라고!

정말로 그러하다!

 

정말로

 

그에게 가치는 없다!

그에겐 어떠한 가치도 없다!

그의 존재를 반가워하는 자도 없다!

그는 철저한 외톨이다!

그의 주변엔 아무도 없다!

그에겐 일말의 희망도 없다!

티끌만한 가능성도 없다!

 

무의미하고 무가치하고 꼴불견이며 우습다!

 

절망적이다!

 

정말 우습지!

웃음거리다 웃음거리!

웃음만 나온다 저녀석을 보아라

다들보아라다들저녀석을 봐보아라!

웃기지 와하하 아아 웃겨라

웃겨 웃겨 웃겨서 어쩔  모르겠다

 

누구를 가리키고 있는 것인가

모두 고개를 360 더덕더덕 기울이며 보고 있다만

조금도 상상이 가질 않는다

아무튼  소란에 합세하기로   하다

 

거꾸로  동물들

어쩔 줄 모르겠다 어쩔 줄 모르겠다어쩔 줄 모르겠다!

 

다들 기뻐보인다

 

그렇지!

 

온몸이 불타 문드러진 남자

어떠냐그것이 나다!

 

진실을 알고 심히 놀란 배우들

꺄악으악뿝뿌!

 

모든 이의 입에서 대량의

호박색 벌레[각주:2]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괴로움에 몸부림치고 있다

목을 쥐어짜고 있다

얼굴의 대부분이 얼어붙어 허물어지고 벗겨지고

등이 불꽃에 휩싸인다

 

슬픈 일이다

 

이젠 아무도 구원받을 수 없다

 

축하한다축하한다 그 사람이여!

멋진 앙갚음이다!

 

하늘 바로 아래

눈을 뜨는 사람

 뒤에서 매다는 사람

정각[각주:3] 매달리는 사람

 

아집에 먹혀 시들어가는  사람

 

그렇다

이것이야말로 진실이다

그렇다 그야말로 진리

 

정신을 차려보니 아무도 없다

누구도 없다

 소란이  거짓말만 같다

 

그저

밤하늘 한가운데에 얼어붙는

투명한 강의 순박한 물소리만이 들려온다

 

모든 것이 꿈이었다

모든 것이  속의 

 

정말로 슬픈 일이다

 

천변하고 만화하고 지고난 후에도

갈기갈기 찢긴  드높이

강은 조금의 티도 없이

스윽스윽 스쳐간다

스윽스윽 스윽스윽

지고난 후에도 지고난 후에도

지고나도  후에

 

그것에 의미는 있는 것인가

 

나로서는   없다

아무도   없다

 이상  곳엔 아무도 없다

 

천정나무의 사람 말하길

 

후편 본편

 

몽롱하게 흐릿한 다리를 건너고 있으니

하늘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수계[각주:4]하지 않겠다는 수많은 말들의

 

숙보[각주:5]라는 외침이다

 

그 목소리는 차례차례 험불[각주:6]의 대변자되어

눈 아래 달빛 고루 비치는 대운하에 꾸준히 흐르는 현미[각주:7]와 엮어

작열하는 무지개로 모습을 바꾼다

 

어디에서 아아 태어나 어디로

 

천정으로

 

태양이 마지못해 한 일 재계하고

그 사람 사이를 빠져나간다

너무나도 눈부셔

아무도 눈치 챌 수 없다

 

슬픈 일이다

정말로

무서운 일이다

정말로

 

암담한 중천에 걸친 작열하는 사다리에

모여드는 낙엽들이 입을 모아 외치고 있다

 

시들              말라               !

 

저주받은 귀신의 아이는 힘을 잃고

커다란 일륜에 흔들리며

유목[각주:8]의 사슬을 흔든다

막혀버린 육식[각주:9]을 얇고 길게 꿰메며

 

오늘도 살아야만

내일도 살아야만

시든 후에도

그림자의 땅에 박히는

불꽃 튀는 작열이 시든 후에도

 

그래도

살아야만

 

살아야만

이까짓거 괴로워도

살아야만

그래야만

 

오늘도  살아야만

1  살아야만

2  살아야만

3  살아야만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다음 주도 다음 달도 내년도

살아야만

 

그래 그래!

내가 너를 사랑해주지!

나만은 널 사랑해주마!

 

                                천정에서붉은 등을 한 남자 말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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