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 76

제14악장 『막이 열리는 어둠』

앞을 가로막아선 노노 일행을 예리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오오츠즈라가 조용히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누구십니까" 묻는 오오츠즈라에게 대답대신 노노는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습니다. 그러자 그 발밑으로 칠흑의 실이 뿜어져 나와 순식간에 악기로 모습을 바꾸었습니다. "...그런 것인가" 요스즈메도 동료들과 함께 악기를 잡으며 조용히 말했습니다. "종지부를 손에 넣고 복수를 한다ー 누구도 방해하게 두지 않겠다"

제13악장 『안개와 그림자』

차가운 바람이 부는 한밤, 마을 외곽을 "무색의 하늘과 비웃는 실"이 소리 없이 걷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밖에 나오다니 흔치 않군" 길바닥의 돌맹이를 차며 칸이 퉁명스레 말했습니다. "좋은 걸 찾았거든ー 보렴" 노노가 조용히 턱짓한 그 앞엔 그들을 지긋이 응시하는 "절단구락부"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제12악장 『다시 한 번 파티를♠』

모모세는 상대편을 압도시키며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ー이겼....나...?" 아무래도 원래 있던 숲속으로 무사히 돌아온 듯 합니다. 근처에 멍하니 서있던 친구들과 함께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그 뒤로 갑자기 형형색색의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라이브 배틀에서 졌을 앨리스톡식이 눈 깜짝할 사이에 체력을 회복하고 모모세와 친구들을 쫓아온 것입니다. "너희의 '병'은 잘 낫질 않네♠ 이번에야말로 낫게 해줄게♣" 집요하게 라이브 배틀을 걸어오는 앨리스톡식에게 질려버린 모모트루프는 줄행랑을 쳤습니다. "차, 차는 어찌할 것입니까!?" "저 짜증나는 놈들을 어떻게든 하는게 먼저야!" 주저하는 토리사와의 옷깃을 잡고 모모세와 친구들은 전속력으로 숲을 빠져나왔습니다.

제11악장 『꿰뚫는 폭음』

승리를 가리키는 메트로놈이 앨리스톡식 쪽으로 기울었을 때입니다. ー이래서는 고향을 지킬 수 없어... 우리는 종지부를 손에 넣고 도깨비를 퇴치해야 해!! 종지부를 향한 강한 마음이 모모세를 분발케 하였습니다. "...벌써부터 질까보냐!" 소리를 지름과 동시에 모모세는 옆에 있는 이누타케를 잔뜩 힘을 줘 때렸습니다. "무슨 짓이야!!" 제정신을 차리고 뺨을 문지르며 화내는 이누타케를 향해 모모세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제 깼냐, 바보야! 너희들도 자고 있을 때가 아니란 말야! 가자, 자식들아!!" 모모세의 일갈에 모모트루프는 일제히 눈을 떴습니다. "모모찡, 빚 하나 졌다!" 사루하시가 들어올린 드럼 스틱의 경쾌한 사운드로 시작된 모모트루프의 힘찬 노래가 울려퍼지고 주변은 순식간에 빛에 휩싸였습니다.

제10악장 『악몽의 라이브 배틀』

"모~두 치료해줄게♠ 꿈으로 가득한 원더랜드가 보이도록◆" 팔로 감싸안은 고양이 모양 마이크에 앨리스티어의 기묘한 노래가 근방에 울렸습니다. 낄낄 웃으며 연주를 하는 앨리스톡식의 선율이 모모트루프의 정신을 앗아 농락했습니다. "젠장, 이런 이상한 놈들까지 종지부를 노리고 있었다니ー" 감정을 조종당해 울며 엎드린 토리사와나 머리를 감싸쥐고 소리 지르는 이누타케 등을 보며 모모세는 의식을 잃지 않도록 관자놀이를 누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쪽이 그렇게 나온다면 ー이쪽도 해주지!" 금세 기타를 잡고 연주를 시작했지만 모모세의 눈은 빙글빙글 돌아 제대로 노래를 자아낼 수가 없었습니다.

제9악장『숲속 병원에 어서오세요♦』

모모트루프가 떨어진 구멍 속에는 배배 뒤틀린 초목들로 둘러싸인 이상한 숲이 있었습니다. 물방울 무늬의 기묘한 건물을 보며 모모세가 외쳤습니다. "뭐야 여기!!" 그러자 그곳에 소란스러움을 느낀 앨리스톡식이 나타났습니다. "어서오세요 환자님♣ 네 분 안내해 드릴게요~◆" 앨리스티어의 말을 신호로 금방 모모트루프는 둘러싸이고 말았습니다. "우, 우리들은 환자가 아닌 것입니다!! 종지부를 찾고 있는 우타이비토란 말입니다!!" "와☆ 종지부라고?! 소원을 이루는건 우리 앨리스티어야☆" 허둥지둥 변명하는 토리사와의 말을 듣고 버기☆크로우는 눈빛을 바꾸며 강하게 몰아갔습니다 "너희따위한테 종지부는 안 넘겨줘♣ 여길 원더랜드로 바꿀거거든♣" 조용히 말하며 앨리스티어는 고양이 모양 마이크를 손에 잡았습니다.

제8악장 『가는 앞길에』

종지부를 찾아 차를 운전중인 모모트루프는 깊은 숲속을 헤메고 있었습니다. "ー그래서, 언제 이 숲을 빠져나갈 수 있는거야?" 이누타케가 거울 너머로 모모세를 째릿하고 노려보았습니다. "좀 기다리라니까! 외길인데 헤매겠냐!" 식은 땀을 흘리며 모모세는 투지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불평을 늘어놓던 그 때, 갑자기 차가 크게 앞으로 쏠렸습니다. 보아하니 길에 커다란 구멍이 떡하니 벌어져있던 것입니다. 급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그들은 새카만 구멍 속으로 던져졌습니다.

제7악장 『순백의 광기』

"아아, 시끄러워" 연꽃이 일렁이는 연못 부근에서 소리 없이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며 말하는 노노의 모습이 보입니다. "정말이지, 이 세계엔 잡음이 너무 많아" 천천히 뜨인 노노의 황금빛 눈동자엔 혐오의 기색이 번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보고 어쩌라고?" 옆에서 귀찮다는 듯이 머리를 긁는 칸에게 노노는 팔랑팔랑 종이를 들고 웃었습니다. "이 세상의 잡음을 없애는거야ー영원히" 꾸깃꾸깃 종이를 구겨 쥐니 주변은 다시 정적에 휩싸였습니다. 노노의 낭창한 손발에 연홍빛 꽃잎이 조용히 떨어지며 그림자를 드리울 뿐이었습니다.

제6악장 『모두 웃음짓도록』

별이 반짝이는 밤의 숲에 브레무지크의 희망의 노래가 울리고 있었습니다. "더는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렴" 손바닥 위의 아기새를 둥지에 돌려보내며 카체는 웃었습니다. "또 치료해준거야? 오지랖도 정도껏이지" 부드럽게 말하는 포겔에게 카체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습니다. "기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게. 항상... 나같은거 필요 없다고 생각했었으니까" 그 눈동자 속에, 그의 치유의 노래가 미움받던 나날의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살아갈 의미조차 잃을 것 같던 그 때ー지탱해줄 동료를 찾아 일어설 수 있었어. "너희가 내게 해준 것처럼ー나도, 슬퍼하는 사람들을 웃음짓게 하고싶어" 카체의 말을 들은 에젤이 상냥히 말을 겁니다. "분명 할 수 있을거야. 우리는 그러기위해 여행을 하고 있는거니까" 새로운 마을을 향하며 밤..

제5악장 『원한의 맹세』

원념으로 가득찬 묘지 한켠, 눈앞에 떨어진 종이에 발을 멈춘 "절단구락부"가 있었습니다. 종이를 손에 쥔 요스즈메는 허공을 바라보며 중얼거렸습니다. "놓치지 않겠어..." 폐병을 앓는 자신을 돌봐준 상냥한 누나의 목숨을 앗아간 미운 원수. 그 정체를 밝혀내 숨통을 끊을 때까지ー 수행인인 오오츠즈라가 요스즈메의 흐트러진 덧옷을 정리해주며 말을 걸었습니다. "오래 계시면 몸이 지치십니다, 주인님" 옆에 있는 코츠즈라는 아무렇잖게 머리를 긁으며 벚꽃잎으로 변한 종이의 행방을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꼭 미운 원수를 향한 복수를 지켜봐주십시오ー누님" 요스즈메는 그렇게 말하고 진홍빛 덧옷을 나부끼었고 이형의 그림자는 밤안개 속으로 사라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