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빛에 물드는 하늘 아래, 홀로 서있는 작은 그림자.

개울에서 주운 종이를 지긋이 쳐다보는 일촌법사가 있었습니다.

"노래가 울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

모든 것에 버림받고 홀로 노래를 자아내던 나날을

떠올리기라도 하는 듯이 하늘을 올려다 봤습니다.

그래. 종지부를 손에 넣고 모두 내 친구로 만들어 버리자.

더이상, 혼자이지 않도록ー

"...노래를 잔뜩 들려줄 수 있어"

일촌법사는 기쁨인지 슬픔인지 모를 담담한 어조로 중얼거리며

조용히 오솔길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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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읽어보았니, 레네?"

칠흑같은 숲 깊숙히 서있는 고성의 한 방.

성주 디스바흐 남작, 통칭 "푸른 수염 공"은

우아한 미소를 띠며 집사 레네에게 종이를 건넸습니다.

"...유달리 기분이 좋아보이신다 했더니ー 이겁니까."

감정 없이 대답하는 레네를 신경도 쓰잖고 푸른 수염 공은 말을 계속했습니다.

"Wunderbar(멋져)... 드디어 이몸의 숙원을 이룰 때가 온 것이야. 이 세계에 필요한 것은 아름다움!

이몸의 성을 아름다움으로 채우고... "그 문"에 걸맞는 여신을 손에 넣어 보겠노라"

달빛을 등지고 푸른 수염 공의 머리칼이 살랑 흔들리며

푸른 눈동자가 어스푸레한 달빛을 받아 빛났습니다.

"데리러 가마ー아리따운 meine liebe(여신)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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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드문드문 서있는 황폐한 땅을 낡은 자동차가 한 대 모래 먼지를 날리며 달리고 있습니다.

그 차 안엔 바람에 날려온 종이를 읽으며 의기양양하게 해가 뜨는 땅을 향해 가는

모모트루프가 있었습니다.

"드디어 왔군. 때가."

운전석의 이누타케가 이를 악물듯 말했습니다.

"이번이야말로 도깨비를 한 마리도 남김없이 해치우고 고향을 지켜야 해...!"

강한 어조로 말하는 뒷자석의 모모세도 그들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조부모의 모습을 떠올리며

앞을 직시해 여행길을 보았습니다.

그 손에 쥔 종이는 벚꽃잎으로 모습을 바꿔 창 밖으로 날아가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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