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키/천정

あさき-天庭 (천정)

ikasa 2019. 2. 25.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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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키 2nd 앨범 천정의 2번째 트랙 천정입니다.

 

 


 

 

슬프네

슬프구나

유쾌하네

유쾌하구나

누가 보고 있어

누가 보고 있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잘 가요

잘 가요

 

ー태양 아래에서ー

 

암담한 하늘로부터 늘어뜨려진

빛의 사다리에 몰려드는 별들이

입을 모아 외치고 있다

마음을 죽여라

 

ー봄의 사람ー

 

휘청휘청

모르는 체하며 자운[각주:1]으로부터 늘어진

사람

 

입을 다물고 뛰어올라

추월하려하는

사람

 

"눈 앞에는 시든 빛만 가득하구나!"

당신 마음에 영원히 드시기를

 

ー여름의 사람ー

 

여성의 모습을 한 부처

"자자 천천히 보시길"이라며 몸을 파네

매화가 가지를 찌르고 웃으시며

 

남성의 모습을 한 부처

"자, 여기에 피어나거라"

 

다양한 동물의 머리를 본뜬 모자를 쓴 귀여운 사람들

"흐음, 여기인가"

 

여기에 있으니!

 

신불이 나눈 오장육부를

핥고 머금고 시야를 넓히네

 

탁류 흐르는 벼랑 씻어 안착하네

 

행복하니

그렇겠지

아무것도 모른다

는 행복이 그곳엔 있다

 

ー태양 아래에서ー

 

새벽은 끝을 향하고

다시는 돌아가지 못하리다

익은 열매 벌어지며

 

아!

앗!

하늘 흔들린다!

절경이다

 

푸른 빛은 드리워지며 헤아린다

마주치는 별들 사이의 깊이를

쫓았을 터인 빛에 쫓겨

미아가 되네

 

적멸[각주:2]을 기다린다. 얼어버린 등불을 안고

스쳐가는 내일을 구름에 맡겨 흘리고

일륜[각주:3]을 동경하며

일그러지며 일렁이는 그림자

서로의 간을 도려내며 기쁨에 젖는다

 

ー가을의 사람ー

 

빛의 사다리에 몰려들어

교성 높이는 별들 사이에

검은 점멸이 스치운다

이윽고 커다랗고 무수한 선상의

아지랑이가 된 그것은

그물을 걸치며 우화를 거쳐

아하하 웃으며 태허[각주:4]를 묶는다

햇볕의 분동에 얽히며

그 속도를 높여

작열하는 얼굴을 가린 후

뼈가 앙상한 그림자를 끌며

밤하늘에 동화하여 사라졌다

 

"흐느껴 우는 사람"

휴 휴 휴루루~

 

 

ー겨울의 사람ー

 

삭풍[각주:5]은 보이지 않는 것을 울리고

호흡을 맞춘다

 

ー"신은 나태하지 않습니다!"라고 지껄이는 사람ー

 

납색 안개를 두르고

탁액을 흘리며 줄잇는 반짝임은

턱에 염주를 비비며

 

지금인가! 지금인가!

 

라며 발 디디지 않은 어둠에

제령을 하러 떠난다!

 

슬프구나 슬프네

슬프구나 슬프네

슬프구나 슬프네

 

어깨에 떨어지는 은색 속삭임

 

ー아이들에게ー

 

원숭이들

"어머어머 이런 곳에 낯부끄러운 일이!"

부처님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비밀이란다"

세상의 동물들

"아이야~ 아이야이야~"

 

활짝 웃는

고루 갖춰지지 않은 무지개는

다기망양[각주:6]

 

ー달 아래에서ー

 

보고있는가

 

사람으로서 있고 싶어

달구경 배에 올라

호심[각주:7]으로 향하는 사람이여 보이는가

천심[각주:8]에 있는 달은 너무나도 멀구나

 

달궈진 눈으로 보는 업화

 

ー태양 아래에서ー

 

팔랑팔랑 떨어진

하늘 조각이 손 위에서 불타

불순한 재가 되어 바람을 타고

다시 하늘로 오른다

 

빛 그리워 마지않는 빛

일그러짐을 울적하게 바라본다

그 불기둥은 배배 꼬이며

저녁놀의 색욕이 된다

 

행해야할 것을 행하고

간을 도려내 몸을 뒤로 젖히고

미아의 허물을 걸어두고 웃는다

새까맣게 펼쳐지며

기댈 곳을 찾은 인연에게

무엇을 묻고 무엇을 전해야하나

 

너희들 보이는가

저 태양 뒤에 있는

질투심의 업화에 타들어간 손을

희망에 세차게 흩뜨려 주워서는

곁눈질도 않고는 내장을 핥는 꼴을

 

아 반짝임이여

슬쩍 바라봤으나 그 위의

나날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다 꺼지지 않은 별 하나를 두고

 

누가 제발 알려줘

행복은 어디에 있지

빛을 등지는 것처럼

하늘이 갈라지고 있다

 

문득 떠올라 까닭을 묻는다

별 헤엄치며 간다 그 앞에

 

행복 있기를

 

암담한 하늘에 늘어뜨려진

빛의 사다리에 몰려드는 별들이

입을 모아 외친다

 

신의 불은 언제나

너희의 등을 달구고 있다

 

ー사람에게ー

 

이걸 봐, 봄이 와서

풀도 나무도 꽃도 노래하고 있어

이것봐 봄이 와서

 

다들 붉은 등을 하고 있어

 

천정에서

 
  1. 보랏빛 상서로운 구름 [본문으로]
  2. 사라져 없어짐. 죽음 [본문으로]
  3. 태양 [본문으로]
  4. 하늘 [본문으로]
  5. 겨울철에 불어오는 찬 바람 [본문으로]
  6. 방침이 많아 도리어 갈 길을 찾지 못함 [본문으로]
  7. 호수 한가운데 [본문으로]
  8. 하늘의 중심 [본문으로]